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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유년기 -황순원에게서 한국전쟁과 자유의 문제

The Endless Childhood -Educational Ideology and the Cold War Imagination of Hwang Soon-won’s Postwar Novel

초록/요약

이 글은 냉전기 아동 정치의 지평에 유의하면서 황순원 전후소설에서 아동 재현의 의미와 그 형성의 논리를 밝혔다. 「별」을 비롯한 황순원의 일부 초기작은 결정적 성장을 앞두고 유년기를 절대적 미의 영역에 보존해 두려는 소년들의 위태로운 시도를 그렸으며, 여기에는 분명한 반-성장의 논리가 아로새겨져 있다. 원래 황순원의 아동 재현은 주로 보존된 유년기를 ‘복기’하고 ‘향유’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한국전쟁을 분명한 기점으로 아동은 격리와 보호, 교육의 대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특히 「매」(1956), 인간접목(1955~1957)에서 황순원은 아동들이 유년기를 거치면서 원초적인 도덕 감정(가책과 죄의식)이 발현되는 순간을, 그리고 그 도덕 감정을있는 그대로 받아 안는 아동들의 공동체를 그렸다. ‘성한 거울알’과 ‘온전한 포도나무씨’의 비유가 보여주듯 황순원은 성선설적 본질주의에 입각해 아동들이 나면서부터 품부받은 선의 ‘소질’을 이끌어내려 한다. 세속에 물들고 나이 듦에 따라 그 소질의 보존은 위태로워질 수 있기에, 그는 영원히 유년기인 채로 어른이 되기를 요구한다. ‘교육적이지만 성장의 시간에 저항’하는 것이야말로 황순원식 형성이념의핵심을 이룬다. 같은 시기, 주의 깊게 ‘전장의 총 든 청년’들을 등장시키지 않았던 황순원은1956년경부터 공산주의자(부역자) 혹은 민간인 여성을 살해했거나 살해할 뻔했던‘청년’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한국전쟁을 재현하는 황순원 소설의 코드는 ‘속죄’였으며 근본적으로 그는 우리가 저마다 무언가 잘못했다는 관점에서 한국전쟁을 사유하였다. 전장에서 총을 들었거나 손에 피를 묻힌 청년들은 황순원이 원하는 대로자라지 않은 아동의 미래였는데, 이 글은 나무들 비탈에 서다(1960)를 전후 청년들의 잘못된 형성에 내려진 징벌의 서사로 명확히 정위하고자 했다. 이로부터 드러나는 황순원의 모습은, 폭력적이고 군사주의적인 남성성에 물들어 돌아온 청년들을 엄하게 꾸짖고 벌하는 기묘한 가부장의 형상이다. 도덕적 엄숙주의에 입각한 이징벌과 정죄의 서사는, 우리가 이 강요된 전쟁 속에서 언제나 다른 선택을 할 수있었다고 가정함으로써 한국전쟁을 자유의 문제로 구성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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