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

‘참된 삶’?: 스벤야 플라스푈러의 <힘 있는 여성>으로 읽는 ‘페미니즘’

‘La vraie vie’?: Feminismus lesen mit Svenja Flaßpöhlers Die Potente Frau

초록/요약

페미니즘은 이론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운동이자 정치다. 미투 운동은 1970년대 정점을 이뤘던 급진적 페미니즘을 다시 부활시킨 듯 보인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미투는 사회 모든 층위에서 폭력적 권력 구조가 작동하고 있음을 폭로한다. 하지만 이때 여성과 남성의 관계는 철저하게 이분법적으로 고착된다. 이 관계에서 여성의 (수동적인) 욕망은 남성의 (적극적인) 욕망의 반응으로만 이해된다. 여성은 언제나 피해자다. 여성은 언제나 폭로할 ‘수밖에’ 없는 위치로 환원된다. 그러나 범죄의 폭로와 처벌은, 그 자체로 요구되어야 하는 과정임에도, 여성의 온당한 권리와 자기 이해를 증진해주는가? 스벤야 플라스푈러는 ‘힘 있는 여성’을 제안한다. 힘 있는 여성은 자신의 잠재력과 내재하는 가능성을 인식하는 여성이다. 힘 있는 여성은 남성을 수동성과 부정성의 늪으로 끌어내리는 대신 자신이 적극성과 긍정성의 장으로 나아간다. 역사적으로 언제나 성차별적 구조를 가졌던 사회가 규정하는 여성의 욕망을 반전시켜야 한다. 페미니즘은 보편적 페미니즘으로서 인종(인종주의), 문화(제국주의), 계급(계급차별주의) 등 여러 층위에서 다양한 형태로 작동하는 성차별적 위계질서 자체를 겨냥해야 한다. 플라스푈러가 제안하는 ‘힘 있는 여성’은 그러한 ‘99%를 위한 페미니즘’에 기여하는 하나의 가능한 정치일 수 있다. 세계는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며 주체는 그러한 운동장의 틈이 되어야 한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