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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論-洛論系 倫理主體의 形成과 展開

Formation and Secularization of Neo-Confucian Self of the School of Nolon-Nakron in Late Chŏson Korea

  • 주제(키워드) 송시열 , 호락논쟁 , 김창협 , 조선중화주의
  • 발행기관 고려대학교 대학원
  • 지도교수 윤재민
  • 발행년도 2021
  • 학위수여년월 2021. 8
  • 학위구분 박사
  • 학과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 세부전공 한문학
  • 원문페이지 220 p
  • UCI I804:11009-000000251465
  • DOI 10.23186/korea.000000251465.11009.0001222
  • 본문언어 한국어

초록/요약

1. 본 연구는 17세기 이후 노론-낙론계에서 나타나는 성리학적 윤리주체의 象을 언어적 맥락을 따라 규명함으로써, 조선 후기의 도덕정치 언어가 작동하는 양상을 복원해보고자 한다. 조선 성리학은 심성론을 중심으로 발달하였으며, 사단칠정논쟁이나 호락논쟁이 보여주듯 조선 후기 학파·당파의 분열은 상당부분 심성론에 대한 논쟁 끝에 이루어졌다. 성리학에서 심성론은 개별자인 인간[氣]이 어떻게 보편질서[理]에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체계이며, 인간은 어떻게 윤리주체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조선 후기의 철학적 논쟁들을 성리학적 윤리주체를 둘러싼 입장들 간의 차이로 이해하며, 그 중에서 특히 조선후기를 지배한 노론-낙론계의 심론이 제시하는 윤리주체의 형성 과정과, 그것이 정치수사화한 결과 자신의 윤리적 위상을 제고하고자 하는 행위자들의 수사 전략으로서 채택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2. 17세기는 퇴계학파에 대응하여 율곡학파가 자신들의 학통 정비에 힘쓰던 시기였다. 율곡학파의 수장으로서 송시열은 이이의 학설을 중심으로 하는 주자학 연찬사업과 서인 도통 계보 정리에 힘을 기울였으며, 그 과정에서 ‘心是氣’ 명제가 율곡학파를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자리잡았다. 윤리의 실천주체로서 氣[心]의 운동성을 강조한 결과, 송시열이 제시하는 윤리주체의 형상은 心, 그중에서도 특히 의식적·성찰적 기능인 意의 능력을 통해 생각과 행위를 교정함으로써 세계의 보편질서로 나아가는 행위자이다. 한편, 송시열의 심론이 기본적으로 이이의 그것을 계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선 후기의 도덕담론에서 송시열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까닭은 그가 심성론의 언어를 적극적으로 정치수사화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이의 심론은 이황 학설에 대한 비판으로서 기본적으로 학술담론의 차원에서 이루어졌으나, 송시열에 이르러 학술장의 범위를 벗어나 현실정치와 관련된 가치판단의 준거로 활용되며 이후 조선 후기 사회의 전형적인 레토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송시열은 윤리주체가 추구해야 할 천리의 내용을 대명의리로 규정함으로써 주화파의 도덕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전략을 사용하였다. 그 과정에서 천리의 실천을 위해 결단하는 윤리적 주체의 형상을 특히 인물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유포하였는데, 이처럼 천리를 향하는 주체의 의지를 우선시하는 태도는 민신대복사건이나 萬東廟에 관한 논의에서 과감하고 융통성있는 變禮의 운용에 대한 정당화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송시열은 尊王과 大一統의 계승이라는 天理에의 복무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이를 위한 실천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동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조선인의 명 황제에 대한 제사가 불러 일으킨 논란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는 오히려 행위자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도덕적 의무와 권한의 내용이 정해진다는 유학의 세계관인 직분을 교란할 가능성도 상당히 컸다. 3. 성리학의 심론은 곧 어떠한 행위가 도덕적인가에 대한 실천적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송시열은 무엇보다 천리에 복무하고자 하는 윤리주체의 의지를 도덕실천의 핵심에 두고, 천리의 자리에 대명의리를 대입한다. 그 결과 대명의리에 충실한 척화파[노론]는 천리의 실현자이고, 주화파는 도덕적 실패자라는 구도가 성립하였다. 송시열은 이러한 관점에서 조선의 역사서술과 노론의 학통을 재정비하였으며, 이를 ‘춘추의리’라고 명명했다. 병자호란 이후 대명의리와 조선중화주의는 조선의 시대정신이었으나, 특히 노론이 대명의리 담론을 주도해 갈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당파적 이해관계를 대명의리에 대한 복무로 동일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이처럼 의리 실천의 주체인 조선은 중화를 계승하는 도덕적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었다. 천리를 추구하는 도학적 실천이란 곧 대명의리에서의 복무라는 논리 구조 하에, 송시열은 조선을 尊王의 실천자이자 道統의 계승자로 설정하고, 이에 근거하여 명말 이후 조선이 중화를 계승했다고 할 수 있는 담론적·예제적 근거를 세우는데 몰두했다. 그 과정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忠의 의미 변화이다. 이전에 조선의 관료들에게 忠은 어디까지나 조선 사직에 가지는 의리였다면, 송시열은 이것을 명 황제를 향한 직접적인 陪臣으로서의 의리로 변경한다. 이는 동시에 조선 내부의 정치담론과 연결되었다. 명 황제에게 배신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주화파는 존왕의 의리를 어긴 것일뿐 아니라 존왕을 기치로 하는 斯文에서도 배제된다. 이 논리를 적극적으로 계승한 것은 호학파 뿐만 아니라 낙학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영조의 즉위와 함께 忠逆의 언어가 정치적 정당성과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조선의 정치담론장을 지배하면서, 대명의리의 충신이 곧 조선 왕의 충신이라는 논리가 老論義理를 형성하였다. 황경원의 「명배신전」은 그 전형적인 레토릭을 보여주는 선전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논리는 중화를 계승한 조선왕에 대한 충성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노론의리는 영정조의 이해관계와 부합하는 측면이 있었으며, 이에 따라 정조는 노론의리를 승인하고 송시열을 주자에 비견되는 ‘宋子’로 공인한다. 4. 종래 송시열의 보수적 주자주의는 호론으로 계승되고, 낙론은 상대적으로 이와 거리를 둔 개방적 학풍을 견지하였다는 것이 통설이었으나, 심론의 경우 송시열과 낙론과의 친연성이 상당부분 확인된다. 김창협은 심 주체의 가능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송시열의 심론을 계승하였으며, 이는 윤리적 실천에서 육체적 존재로서의 인간존재가 구애받기 마련인 기질의 한계에 보다 주목한 호론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김창협의 誠意論은 이이-송시열과 같이 意를 윤리주체의 자리에 두고 심 주체의 위상을 더욱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이후 호락논쟁을 거치며 낙학이 송시열에서 김창협으로 이어지는 학통의 계보를 구성하면서, 행위자의 도덕역량을 강조하는 김창협의 심론은 낙론으로 전수된다. 한편, 낙학파의 주변부에 있던 여성과 중인 등이 노론-낙론계 성리설이 보여준 윤리실천의 보편적 가능성을 차용하여 인정투쟁의 언어로 활용한 정황을 백악시단과 밀접하게 교류한 중인 시인들에게서 나타나는 천기론과 중인통청운동, 낙론계 여성성리학자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창협이 자신의 심론을 정교화하는 과정에서 당시 예술론으로 통용되던 천기론과의 접속을 시도했다면, 천기론이 여항문인들의 인정논리로 채택되면서는 세속의 利慾에 물든 사대부에 비해 여항인의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가 오히려 인간의 보편적 본성[天機]의 실현에 유리하다는 형태로 변형되었다. 또한, 문학뿐만 아니라 중인 인사에 대한 인물평에서도 동일한 수사구조를 통해 도학자가 아닌 사람들도 충분히 심적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性을 실현할 수 있음을 주장하는 데에도 천기론이 활용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점에서 천기론은 문학론이라기보다도 오히려 도덕론의 수사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유독 낙론계에서 임윤지당과 강정일당과 같이 성리학에 대한 논변을 남긴 여성 성리학자가 등장한 현상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살펴보았다. 이와 동시에 중인들은 禮와 忠의 실천자로서 스스로를 윤리주체로 제시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부친상 1갑자 기념 추복과 같이 과도한 예의 실천 사례와, 충역시비의 수사들을 활용함으로써 신분상승을 꾀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나타난다. 이처럼 성리학의 이론과 괴리되며 사회적 인정투쟁의 수단이 되는 실천들을 성리학적 윤리의 ‘통속화’라고 이름할 수 있을 것이다. 5. 모든 인간에게서 윤리 실천에의 의지를 발견하고자 한 노론-낙론계의 심성론은 한편으로 도학자로서의 수양이 불가능한 여건에 있던 하위주체들의 도덕적 실천을 장려하는 경향을 보인다. 중인통청운동에서 사용된 도덕적 수사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는 한편으로 도덕적 자격을 획득함으로써 사회적 직분의 제약을 넘어서기 위한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도덕적 실천에 대한 의지를 최우선하는 태도는 격에 맞지 않는 제사의례나 追復과 같은 과도한 실천을 용인하기도 한다. 즉, 조선 후기에 나타나는 비사대부 계층의 충효열에 대한 맹목적 헌신과 신분 제약을 뛰어넘는 듯이 보이는 다양한 실천들은 실상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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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장 緖論 1
제2장 栗谷學派 心論의 展開와 수사화 9
1. 序說: 栗谷學派 心論의 쟁점 10
2. 宋時烈의 心論과 栗谷 誠意論의 계승 17
(1) 栗谷學派 心是氣論의 심화 17
(2) 知覺: 心 고유의 영역 22
(3) 栗谷 誠意論의 계승 25
3. 17세기 心論의 정치수사화 34
(1) 天理人欲의 정치수사화 34
(2) 결단하는 心 主體 40
(3) "天理"의 설정과 變禮의 합리화 46
제3장 老論義理의 形成 : 春秋義理에서 忠逆是非로 59
1. 序說: 西人 義理觀의 형성 배경 61
2. 宋時烈의 春秋義理와 老論 道統의 확립 68
(1) 對明義理와 尊王의 주체 68
(2) 老論 道統의 확립 73
(3) 社稷의 忠臣에서 陪臣으로 81
3. 對明義理에서 忠逆是非로 89
(1) 宋時烈 義理論의 계승 89
(2) 老論義理의 정립 96
(3) 宋子의 탄생 101
제4장 洛論系 心性論의 修辭와 儒敎倫理의 通俗化 111
1. 金昌協의 誠意論과 心性論의 수사화 112
(1) 송시열 心論의 확장 114
(2) 金昌協의 윤리주체와 誠意論 130
(3) 洛論系 心論과 天機論의 연계 145
2. 보편적 윤리주체의 설정 155
(1) 中人文學과 天機論의 변주 156
(2) 天機의 실현자로서의 중인 166
(3) 여성 윤리주체의 호명 171
3. 中人 倫理 主體의 등장과 禮의 남용 177
(1) 人物傳에 재현된 윤리주체로서의 中人 177
(2) 禮의 남용과 通俗化 182
(3) 통청운동의 수사 187
제5장 結論 195
參考文獻 200
Abstract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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