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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시의 로컬리티 : The Locality of Baek Seok's Poetry

The Locality of Baek Seok's Poetry

초록/요약

백석의 시에서 로컬리티는 어떻게 얻어지는가? 그것은 당연 여행이라는 경험과 유년의 시간에 대한 재구를 통해서 얻어진다. 여행이라는 경험이 성인화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얻어지는 공간 체험이라면, 유년의 시간에 대한 재구를 통해서는 고향의 공간에 대한 경험이 주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고향과 타향의 풍물들은 각각의 고유어를 통해서 시 속에서 소환되며, 무엇보다 그 말이 원래 놓였던 배치를 그대로 가져옴으로써, 그 고유어 속에 일종의 체험적 깊이를 부여한다. 백석의 시에서 각각의 풍물에 해당하는 말들은 하나같이 고유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고유어들이 방언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그 풍물이 고향의 것만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기에 고유어 또한 평북 정주에 국한되지 않는다. 백석의 고유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되는데, 하나는 그 방언이 주로 이름씨에 해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평북 방언에 국한하지 않고, 중부와 남부지방의 말을 포함하며, 고어나 한자, 일본어도 얼마간 포함한다는 점이다. 백석은 통사적으로는 표준문법과 서술언어를 통해 방언을 결합한다. 이 계열축에서 방언을 선택하게 하는 기제가 향토취미라면 그러한 향토성을 결합시키는 중심에는 표준적 사유와 미의식이 놓여 있다. 백석의 시에서는 이러한 미적 근대성과 소재적 전근대성이 낯설고 새로운 시적 경험으로 완성된다. 하나의 시적 전통이 그 전통적 기반 위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향수될 수 있지만, 기실 그것의 생성의 지점에서는 충분히 낯선 경험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당대적 비평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석의 시에 대한 김기림과 오장환, 박용철과 이효석의 상이한 관점들은 각각 백석의 시가 불러들이는 미적 경험이 ‘고향의 시적 제재화’, ‘방언의 시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낯설고 신선한’ 경험이었음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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