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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오륜시조 출현의 시기적 조건과 그 정치적 의미 : The seasonal conditions of Oryun-sijo's emergence in 16th Century and it's political implications

The seasonal conditions of Oryun-sijo's emergence in 16th Century and it's political implications

초록/요약

16세기 사림파 문인들은 ‘개개인의 일상을 검속케 함으로써 태평성대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들의 믿음을 실천하고자 했는데, 그들이 추진했던 여러 행적들의 이면에는 교화라는 단순한 개념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16세기 이래의 사상적 전변이 자리하고 있다. 필자는 오륜시조의 출현 동인을 이러한 역사적 맥락 안에서 읽어내고자 했는데, 본고에서 도달한 잠정적 결론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16세기 사림파 문인들이 추구했던 성리학은 이전 시기의 체재교학화된 성리학과 상당 부분 달랐다. 도학/심학/이학 등으로 지칭되기도 하는 그들의 새로운 사상적 경향은 이러한 이질성으로 인해 당시 많은 사람들에 의해 부정되거나, 혹은 그것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받았다. 오륜시조의 작자가 모두 사림파 문인들임을 감안하면, 그리고 문학이 작자의 사상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면, 이러한 사실은 오륜시조의 출현이 그들이 견지했던 새로운 성리학과 긴밀히 연동되어 있음을 짐작케 한다. 둘째, 그들이 견지했던 새로운 성리학의 요소 중, 인간의 기질을 변화시켜 타고난 본성을 회복하게 한다는 ‘기질변화론’은 그들이 가열차게 추진했던 다양한 교화정책들의 이론적 근거로 기능했다. 이는 인간이 개인적 노력과 수양을 통해 얼마든지 改善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바, 16세기 사림파 문인들의 정치적 부상과 함께 일련의 교화 정책들이 전에 없던 규모와 방법을 동반한 채 시행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지녔던 이러한 생각들과 무관하지 않다. 셋째, 16세기 사림파 문인들은 법이나 제도와 같은 거시적 차원보다는 밥먹고, 일하고, 잠자는 개인의 미시적 행위 양태들을 개인 스스로 규율하고 검속케 함으로써 자신들이 꿈꾸었던 소학적 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다. 오륜시조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출현한 것인 바, 비속한 것으로 인식되었던 당시의 음악은 기질의 변화 가능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일정한 방향으로 교정되어야만 했다. 이에 따라 당시 유행하던 諸노래들을 내용적으로, 그리고 형식적으로 그들의 의도에 맞게 윤색하던 과정이 지속되었는데, ‘오륜시조’는 그러한 과정에서 산출된 것이다. 또한 소학적 질서로 표방되는 일상의 영역이 효율적으로 통어되기 위해서는 그것의 내용이 일상의 시공간 내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될 필요가 있는데, 이 점이 바로 ‘경기체가’가 아닌 ‘시조’ 장르가 16세기 <오륜가>의 주된 장르로 채택될 수 있었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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