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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에 나타난 ‘북방’과 조선적 서정성의 확립 -백석과 이용악 시를 중심으로 : A Study about 'the northern direction(Bukbang)' represented in Korean Modern poetry

A Study about 'the northern direction(Bukbang)' represented in Korean Modern poetry

초록/요약

식민지 조선의 지식인들은 국권을 상실한 상황 속에서 조선의 역사적 가능성을 확보해 줄 새로운 시각과 방향을 모색하였다. 북방에 펼쳐진 광대한 영토는 민족적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조선 사회의 가능성을 열어줄 대안적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북방’은 동양과 서양이라는 차이를 인식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었다. 또한 망국의 현실을 가졌다 주었던 조선 왕조 대신에 고구려와 발해의 광대한 영토에 대한 상상과 추억은, 현실을 위로해주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였다. 즉 근대적 위계를 재편성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적 공간으로서 ‘북방’은 조선인들에게 조선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사유하고 근대성 자체를 전복시킬 가능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용악의 시는 삶의 현장성과 구체성을 통해 조선 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서정시의 주체를 타자화하는 이용악 시의 중심에는 ‘북방’이라는 역사적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유랑과 이주, 탈향이 불가피했던 조선 사회의 모습을 시 속에 드러내면서 그는 삶의 터전을 잃은 조선인들의 보편적 삶의 조건을 부각시킬 수 있었다. 그의 시가 조선의 현실을 예리하게 보여주면서도 정서적 친화력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당대 조선의 역사가 요구하는 바를 문학의 중심에 놓았기 때문이다. 북방의 언어와 공간은 조선의 사회문화적 요구에 활로를 제시해주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이용악 시의 언어와 형식의 중심에 놓이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백석은 조선이 일본을 매개하지 않고 외부 세계와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역사적 계기와 방식에 대해 고민하였다. 그에게 ‘북방’의 언어와 풍속은 외재적 근대화를 반성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북방은 한반도의 기원을 밝혀줄 역사적 공간이자 그 역사를 기억하는 조선인의 실존적 요구를 증명해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백석 시에서 이러한 공간의 차용은 개인의 경험과 민족의 역사가 매력적으로 겹치게 만들었으며, 그러한 문학적 감수성의 출현은 조선 문학의 근대적 가능성을 새롭게 열어놓았다. 조선인들이 한반도 바깥의 만주 대륙까지 확장되었던 역사적 시공간으로 시선을 던지게 된 것은 식민 치하라는 사회적 조건에서 비롯되었다. 즉 조선인들이 북방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된 것은 국권 상실이라는 치욕적 역사를 극복하려는 대안적 감정 양태라고 할 수 있다. 상실을 회복하는 것, 즉 북방을 탈환하는 것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 믿는 새로운 역사적 상상력이 출현하였고, 이것은 문필가들에게 국권을 상실한 상황 속에서 조선의 새로운 비전으로 인식되었다. 그러한 역사적 상상력을 가능하게 하였던 조선 사회에서 조선 문학의 주체는 그 상상력을 실현 가능한 것으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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