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시에 나타난 ‘진리의 윤리학’과‘현대성’ 인식 양상 : A study on ‘the ethics of truths’ and the epistemological attitude of ‘modernity’ in Kim, Soo-Yung’s poems
A study on ‘the ethics of truths’ and the epistemological attitude of ‘modernity’ in Kim, Soo-Yung’s poems
초록/요약
이 논문은 김수영 시가 ‘전통’과 ‘현대’를 변증법적으로 종합할 수 있는 사유의 충실성과 포용력을 동시에 소유하고 있다는 착상으로부터 출발했다. 또한 그가 이러한 사유에 근거해 한국의 ‘주체적 현대성’을 모색하고 추구했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해명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전통 지향성/모더니티 지향성’, ‘한국적 전통성/서구적 현대성’, ‘리얼리즘/모더니즘’이라는 기존 한국문학 연구의 이분법적 대립 구도들 가운데서 그의 시가 그 무엇으로도 환원될 수 없는 고유한 특이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들 모두를 포용하면서 넘어설 수 있는 잠재력과 비전을 내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 논문은 김수영 시가 지니는 이러한 측면을 심층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그것에서 매우 빈번하게 등장하는 “설움”이나 “비애”의 정서가 그의 실존적 삶의 태도와 어떤 관련 양상을 가지는가라는 문제에 가장 먼저 주목했다. 더불어 이러한 태도가 그의 ‘전통’과 ‘현대성’에 대한 인식 양상의 문제와 어떤 연관 관계에 놓여 있는지를 해명하고자 했다. 또한 이 연관 관계의 해명과 더불어 그의 실존적 태도의 한 양상을 알랭 바디우의 ‘진리의 윤리학’이란 말로 언명하고자 했다. “설움”과 “긍지”가 형성하는 “순환의 원리”는 바로 ‘진리의 윤리학’을 구체적으로 예시하는 심리적 벡터이며, 또한 그것은 ‘전통’과 ‘현대’를 변증법적으로 종합하여 주체적 ‘현대성’을 새롭게 창조하려는 그의 일관된 실천행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고자 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실천적 노력의 배면을 이루었던 것은 우리 전통 내부에서 주변부의 위치를 점유하고 있었던 ‘소수자’들을 다시 새롭게 응시하면서 그것들을 포용하려는 ‘사랑’의 정치학이었으며, ‘지금-여기’의 현실을 이루고 있는 한국의 후진적인 현대성을 넘어서 그것을 주체적인 관점에서 다시 창조하고자 했던 ‘내재적 초월’의 사유였다는 것이 규명되었다. 현대 한국문학사에서 김수영 시가 차지하는 문학사적 의미와 그 영향력, 또한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그 잠재력은 바로 이 지점에서 기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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