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과 공포의 기호학 : The Possessed and the semiotics of fear
The Possessed and the semiotics of fear
- 주제(키워드) fear , self-defence , sign , power , the unknown , unfinalizability , evil , fear of death , conscience , guilt , 공포 , 자기방어 , 기호 , 권력 , 미지의 것 , 비종결성 , 악 , 죽음의 공포 , 양심 , 죄책감
- 발행기관 한국노어노문학회
- 발행년도 2008
- 총서유형 Journal
- UCI G704-000284.2008.20.1.008
- KCI ID ART001236231
- 본문언어 한국어
초록/요약
이 글은 도스또예프스끼(Ф. М. Достоевский)의 소설『악령』(Бесы)에 나타난 공포의 주 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다. 심리적 복잡성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도스또예프스끼의 작품 세계 속에는 때로 그 본질을 포착하기 힘든 공포가 곳곳에 산재하여 드러나 있다. 필자가 『악령』을 일차적인 연구대상으로 택한 것은 이 작품에서 공포의 감정이 가장 강하게, 그리 고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갖는다. 그 하나는『악 령』에 나타난 공포, 혹은 두려움의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공포의 의미 해석이 다. 인간이 느끼는 가장 원초적인 공포의 감정은 자신의 안전, 혹은 이해(利害)가 위협을 당 할 때 발생한다. 이 소설에서는 레뱌드낀과 럄신이 이러한 공포를 체험하는 주체로 등장하는 데 이때 공포는 그들의 자기보호적인 방어기제로서 기능한다. 명예, 평판, 자존심, 자존감 등 과 결부된 공포는 인간이 자신의 가치를 타인의 평가와 대우에 두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기 호이다. 자존심이 강한 스쩨빤과 바르바라가 대표적인 경우에 해당된다. 공포는 권력 관계의 핵심적인 요소인데『악령』에서 공포의 대상이 되는 권력의 주체는 국가, 신분이 높은 사람, 가족 구성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뾰뜨르는 공포를 통해 인간의 의식을 지배하려 함으로 써 공포가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지의 것, 아직 닥치지 않은 것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스쩨빤의 감정 체험의 주된 특성이다. 반면, 그가 지니고 있 는 끝에 대한 두려움은 종결, 목적의 달성에 대한 두려움으로서 바흐찐의 그 유명한 ‘비종결 성’의 개념과 맞닿는다. 이 소설에서는 악을 대표하는 공간으로서 숲과 연못이 등장한다. 숲 과 연못은 각각 혼돈과 죽음을 상징하는 민속학적인 의미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 장소에서 등장인물들은 악의 실체와 접촉하며 공포를 체험한다.끼릴로프는 ‘공포의 철학자’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공포, 특히 죽음의 공포에 강하게 집착한다. 공포는 그의 가장 큰 가치인 자유를 부정하고 그를 비자유의 상태 속에 가둔다. 그는 죽음의 공포가 가져온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와지기 위해 자살을 선택하지만 그것은 도리어 그를 더 큰 속박으로 몰고 간다. 『악령』의 주인공 스따브로긴은 공포에 대한 강한 저항감을 지니고 있는 인물인데 이는 그가 공포에 친숙한 인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암시한다. 그는 고백에서 마뜨료샤 의 죽음과 연관된 양심의 가책이 불러온 죄책감의 공포를 고백한다. 그는 강력한 공포의 감 정을 극복하고 자신을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그 감정을 극대화시킨 다. 그러나 실상 공포는 극복된 것이 아니라 더 증폭되어 환각의 형태로 나타나 스따브로긴 을 오랫동안 괴롭힌다. 죄책감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고백의 공표의 결심은 사람 들의 비웃음에 대한 새로운 공포를 불러오고 그는 그 공포를 죽이고자 레뱌드낀 남매를 살 해한다. 그러나 레뱌드낀 남매가 살해된 직후 스따브로긴은 더 큰 공포의 덫에 걸려든다. 공 포를 인정하고 직면하여 그것으로부터 해방될 길을 찾는 대신 스따브로긴은 끼릴로프와 마 찬가지로 그 공포를 죽이는 길, 곧 자살을 선택함으로써 공포의 희생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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