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 : Protagoras' Man-Measure Doctrine
Protagoras' Man-Measure Doctrine
초록/요약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는 프로타고라스의 인간척도설은 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에 소개된 이래 오늘날까지 대체로 극단적 상대주의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선언으로 이해되어 왔다.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는 주장 자체가 피상적으로 주는 일차적인 의미는, 인식주체인 인간이 인식의 절대적인 기준일 수밖에 없고 그러한 인식에 기초한 세계는 인간중심적으로 그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간척도설이 그러한 인간중심주의를 표현한 것이라는 데에는 특히 근대 이후의 우리에게는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오직 플라톤의 해석에만 의존한 것이며 프로타고라스의 다른 단편들과 정합적으로 이해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글은 인간척도설을 제외한 다른 단편들에서 드러나는 프로타고라스의 사상을 정리하여 그것을 토대로 인간척도설을 다시 해석해 보려는 시도이다. 다른 단편들에서 드러난 그의 사상은 인간의 일상적 경험을 앎의 기초로 삼으려는 일종의 경험주의라고 부를 수 있으며, 이는 논리적 사유를 통한 존재의 일자성을 주장하는 파르메니데스적인 입장과의 대결이라는 사상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인간척도설 역시 인간의 일상적 경험이 탐구의 출발점이며 척도임을 주장하는 것이지, 플라톤이 해석한 극단적 상대주의, 또는 근대적인 인간중심주의의 선구로 보는 것은 과장된 또는 피상적 이해라는 것이 본고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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