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30년대 시에 나타난 가족과 여성 : The Family and Woman in the Poetry of 1920-30's
The Family and Woman in the Poetry of 1920-30's
초록/요약
본고에서는 1920~30년대 시에 나타나는 가족과 여성의 형상과 의미를 살펴보았다. 김소월, 백석, 이용악, 이상의 시를 대상으로 가족과 여성의 삶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또한 그것이 당대 현실과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고찰하였다.김소월의 시에서 가족은 전통적인 가부장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혈연적 공동체로 나타난다. 그의 시에서 식민 치하의 삶은 가족의 가치를 더욱 공고하게 하며 가족의 상실을 초래하는 현실은 부재와 결핍의 공간으로 나타난다. 여성은 자연과 같이 절대적이고 희생적인 존재로 이상화되며 낭만적 동경과 향수의 대상이 된다.백석 시에서 가족은 끈끈한 혈연관계에 의한 친근하고 화해로운 공동체이다. 원체험의 기억과 낭만적 상상에 의해 복원된 모성적 공동체는 민족의 원형에 대한 동경과 상통한다. 이상적인 여성의 형상과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환상 역시 식민지 현실의 파행적 근대와 계몽적 이성에 대한 반동에 해당한다. 이용악은 당대의 사회 역사적 상황과 긴밀하게 관련되는 가족과 여성의 형상을 그려낸다. 고향을 잃고 떠도는 유이민들의 처절한 가족사와 타국으로 팔려간 여인들의 비극적인 삶의 묘사는 당대의 민족적 현실을 첨예하게 반영한다. 그의 시에서 고통받고 유린당하는 여성들의 수난상은 비극적 민족 현실과 일치한다. 이상은 가부장제에 대한 과감한 비판과 부정을 행한다. 가부장제는 모든 억압적인 제도의 상징이며 가족은 가부장제의 폐해가 집중된 부정의 대상이다. 그의 근대적인 예리한 자의식은 폐쇄적이고 기만적인 식민지 현실과 가족의 허위를 치열하게 거부한다. 식민지 시대의 시인들에게 가족은 시대의 모순과 개인의 체험이 만나는 문제적 공간으로 드러난다. 식민지 현실에 대한 저항이 급선무였던 이 시대에 전통적인 가족 개념은 오히려 공고하게 유지된다. 가족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커지면서 낭만적 상상에 의해 본원적인 가족의 형상을 구현하고 모성을 신비화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상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강하게 작용하는 시대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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