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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安石의 『孟子』해석 연구 : ‘尊孟·非孟論爭’을 중심으로

초록/요약

이 논문의 목적은 북송시기(960-1126) 사상가인 왕안석(王安石, 1021-1086)이 『孟子』를 해석하는 관점을 알아보고 그의 해석이 가지는 철학적 특징과 의의를 알아보는 것이다. 북송 중기의 사상가들은 당나라(618-907)의 유풍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유를 모색하였다. ‘尊孟·非孟論爭’은 하나의 사례다. ‘존맹·비맹논쟁’은 정치적 대립이면서 동시에 학술적 논쟁이라는 두 가지 성격을 갖고 있었다. 또한 『맹자』를 존숭했던 ‘尊孟派’와 『맹자』를 비판한 ‘非孟派’의 대립과 함께 ‘존맹파’ 내부의 대립이 공존했던 중층적 대립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기존 연구에서는 ‘존맹·비맹논쟁’의 이러한 중층성에 주목하지 못했다. 사마광은 비맹론의 대표적 인사였다. 그는 성선론과 역성혁명론을 중심으로 『맹자』를 비판했다. 그는 선악혼재설을 전제로 악이 발생하는 원인을 본성(性)에서 찾았으며, 인간의 불완전성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학(學)’을 강조하였다. 또한 사마광은 유학적 가치를 실현하려면 군신(君臣)을 중심으로 하는 수직적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역사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흥망성쇠의 원인을 추적하는 역사적 방법론을 통해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고자 하였는데, 『자치통감』의 편수는 이러한 작업의 일환이었다. 반면 정이는 존맹론의 대표적 인사였다. 도학(道學)에 속한 학자들은 인간이 도덕적 원리를 담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발적인 수양을 통해 성인(聖人)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다. 맹자는 이러한 그들의 문제의식을 정당화 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였다. 왜냐하면 『맹자』는 도덕성의 근거가 바로 인간의 본성에 내재해있음을 주장하였고(性善),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완벽한 도덕적 인격이라 할 수 있는 성인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養氣)을 제시해주었기 때문이다. 왕안석은 자신의 심성론 체계 속에서 『맹자』의 성선설을 재해석했다. 왕안석의 해석에 따르면 인간의 본성은 가치중립적 성능(性能)에 불과하다. 외물과의 조응방식에 따라 인간의 본성은 선으로 전개될 수 있고 악으로 전개될 수 있는데, 『맹자』의 성선설은 이 중 인간의 본성이 선으로 전개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따라서 왕안석의 심성론은 도덕적 가치가 외재한다는 입장을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왕안석의 논리는 정(情)을 통해 성(性)의 도덕성을 파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마광에 대한 반론적 성격을 갖고 있다. 또한 보편적 가치가 인간에게 내재해 있다고 주장한 도학의 성선설 해석과 차이를 보인다. 도학에서는 ‘인성론’이 ‘수양론’으로 넘어가는 근거가 되는 반면에, 신학에서는 ‘심성론’이 ‘예제론’으로 넘어가는 근거가 되었다. 왕안석은 ‘보편적이고 잠재적인 가치’는 인위(人爲)를 통해서 각각의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실현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사회·정치적 제도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보편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 가야한다. 왕안석은 이를 『맹자』의 ‘권시(權時)’개념을 끌어들여 정당화했다. 왕안석의 ‘권시’개념은 ‘~을 해도 된다.’는 소극적인 의미 뿐 아니라 ‘~을 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즉 권시란 현재의 상황과 조건에 부합하는 최선의 선택지를 찾아가는 적극적인 행위인 것이다. 그리고 권시를 발휘하여 보편적 가치로서의 도(道)를 이 세계에 실현시킨 존재가 바로 ‘성인’이었다. 왕안석의 ‘권시’이해는 엄격한 질서유지가 도를 실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았던 사마광에 대한 반론이다. 그리고 보편적 원칙에 비추어 현실을 재단하려 했던 정이에 비해 현실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시조지의(時措之宜)’를 어쩔 수 없는 도덕적 선택으로 규정했던 주희와 비교해봤을 때 더욱 적극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왕안석이 『맹자』를 바라보는 관점은 기본적으로 ‘정치철학적’이었다. 보편원리 혹은 보편가치를 현실세계에 실현시켜야 한다는 그의 문제의식은 분명 이상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지만, 현실세계의 가변성을 간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실주의적 면모를 동시에 갖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 맹자는 서로 다른 상황과 조건을 헤아려 보편가치가 발현될 수 있도록 적절한 제도를 제정해 천하를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한 정치 철학자였고, 실제로 새로운 정치질서를 설립하려 했던 개혁가였으며, 궁극적으로는 신법의 역사적인 모델이었다. 이와 같은 왕안석의 『맹자』이해는 경학적·철학적 방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경학적 맥락에서 북송시기 『맹자』의 수용양상은 심성론과 수양론의 관점에서 『맹자』를 수용하는 흐름과 더불어 경세론 및 정치철학적 관점에서 『맹자』를 수용하는 흐름이 양립하였다. 전자의 핵심적인 인물은 이정(二程)이고, 후자의 핵심적인 인물은 왕안석이다. 둘째, 철학적 맥락에서 도학과 신학은 공히 보편적 가치를 지향했지만, 이 보편적 가치가 인간에 내재하느냐 외재하느냐라는 지점에서 견해의 차이를 보였다. 이정을 위시한 도학에서는 도덕적 주체로서의 내가 세계의 이치를 담지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 안에 내재해 있는 이치를 밖으로 발현시키는 것이야말로 세계의 본래 면모를 발현시키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들은 수양론으로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전개해 나갔다. 반면 왕안석을 위시한 신학에서는 천리와 인성을 일체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보편적 가치로서의 도(道)가 인간의 인위적인 행위 즉, 제도를 통해서만 현실세계에 실현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들은 제도론으로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전개해 나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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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서론 1
1. 연구목적 및 배경 1
2. 선행연구 검토 및 문제제기 4
3. 연구구성 10

Ⅱ. 북송 중후기 『맹자』를 둘러싼 시선들 12
1. 사마광의 『맹자』 비판 12
2. 이정(二程)의 『맹자』 옹호 18

Ⅲ. 심성론과 성선(性善) 인식 24
1. 초기의 대응: 성선설에 대한 적극적 옹호 26
2. 후기의 대응: 성선설에 대한 재해석 28
3. 기능론적 심성론과 타율적 인간관 36

Ⅳ. 개혁론과 권도(權道) 이해 42
1. 권시(權時): 예제운용의 핵심원리 42
2. 대인(大人): 보편가치의 실현자 56
3.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절충 63

Ⅴ. 왕안석의 『맹자』 해석의 특징과 의의 68

참고문헌 72

中文提要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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