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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에 관한 기억과 그 변모 양상 연구

  • 주제(키워드) 황진이 , 기억 , 시조 , 한시 , 계보학
  • 발행기관 고려대학교 대학원
  • 지도교수 이형대
  • 발행년도 2020
  • 학위수여년월 2020. 2
  • 학위구분 석사
  • 학과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 세부전공 고전시가
  • 원문페이지 138 p
  • UCI I804:11009-000000127811
  • DOI 10.23186/korea.000000127811.11009.0000949
  • 본문언어 한국어
  • 제출원본 000046023011

초록/요약

본 논문은 오늘날 하나의 객관적 실체로 믿어지는 황진이를 의문시한다. 정초(定礎)할 수 있는 1차적 사실(史實)이 부재하는 황진이는 그 이름부터 출생과 죽음, 기녀가 된 동기, 미모, 예술적 재능, 교유 인물, 심지어 황진이의 창작으로 현전하는 문학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 무엇도 확실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황진이에 관한 ‘사실’에 접근하려는 순간, 그것은 아무리 증명하려고 해도 그 무엇도 명확하게 증명할 수 없다는 사실만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황진이에 관한 가장 분명한 사실은 ‘황진이’가 끊임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기억’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고는 ‘황진이’를 운동하는 복수의 ‘기억’들로 파악하며, ‘황진이’가 문헌에 최초로 정착되는 17세기부터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황진이’에 관한 기억이 어떠한 탄생과 유지, 확장과 혼종, 변화와 재구성의 과정을 거쳤는지 계보학적으로 파악했다. Ⅱ장에서는 17세기 들어 ‘황진이’가 문헌에 정착되며 ‘기억’이 탄생하는 초기 양상을 살펴보았다. 허균은 ‘이인(異人)’, 유몽인은 ‘이상적인 기녀’, 이덕형은 ‘선녀’로 황진이를 설정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황진이’는 문헌에 정착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미 혼효한 양상을 띠며 운동하는 상태였음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운동성으로 인해 ‘황진이’는 고정된 실체, 고착된 기록이 아닌 운동하는 기억의 대상이자 ‘텅 빈 기표’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Ⅲ장에서는 17세 후반, 18세기 시화와 가집이 출현하고 새로운 일화들이 삽입되어 전체적인 양(量) 자체가 확장되는 동시에 혼란과 착종을 겪는 ‘황진이’에 관한 기억의 양상을 탐색한다. 직접적인 자료를 남기기 어려운 기녀의 작품 전승에 대한 원천적 제약으로 인해 ‘황진이’의 창작으로 현전하는 시가 작품 또한 이미 전달되는 과정에서 취사선택과 여과를 거친 “불균등한 일부의 파편”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이때 ‘황진이’는 유혹자로서의 면모가 부각되며 유혹의 성공을 쟁취하지만 그 전복성 자체는 관리되는 형상으로서의 기억, ‘송도’라는 공간과의 긴밀성이 작품을 통해 구체화되고 또 강화되는 형상으로서의 기억, 정념류 시가들을 통해 기녀로서의 직능과 문예 재능이 부각되는 형상으로서의 기억으로 나뉘고 있었다. Ⅳ장에서는 19세기 읍지(邑誌)와 전(傳)을 통해 기억되는 ‘황진이’가 이전의 기억들과는 달리 특정한 지점을 향해 응집하며 증삭(增削)되었음을 밝혔다. 송도인으로서의 자의식을 강하게 표출하는 김이재와 김택영은 󰡔중경지󰡕와 󰡔숭양기구전󰡕의 저술을 통해 ‘송도’의 복원 작업을 기획한다. 이 과정에서 호출된 ‘황진이’는 보다 규범적인 형태로 매끄럽게 다듬어지고, 이는 20세기 근대 매체 속 ‘황진이’에 대한 전사(前史)로서 작동한다. Ⅴ장에서는 20세기의 국내외의 정치적 격변 속에서 근대 국민국가 담론에 의해 재구성 되는 ‘황진이’ 기억의 양상을 고찰하였다. 당대의 기생을 ‘국민’으로 껴안으려는 시도 속에서 ‘국민의 본보기’, ‘위인’ 등으로 호명되는 ‘황진이’는 이후 시조부흥운동과 ‘국문학’ 성립의 열망 속에서 ‘시조 작가’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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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서론 1
1. 연구 목적 및 연구사 검토 1
2. 연구 방법 및 논의의 구도 10
Ⅱ. 17세기 황진이 기억의 탄생 13
1. 허균의 惺翁識小錄-異人으로의 호명 18
2. 유몽인의 於于野談-이상적 기녀의 표본 25
3. 이덕형의 松都記異-仙女로서의 표상 38
Ⅲ. 기억의 확장과 혼종: 17세기 후반, 18세기 詩話와 歌集의 출현 50
1. 유혹의 성공과 남성 훼절 54
2. 송도(松都) 모티프와 기억의 공간화 71
3. 정념류 시가 및 기타 79
Ⅳ. 기억의 응집과 증삭: 19세기 읍지(邑誌)와 전(傳) 95
1. 송도(松都)의 공인된 상징 - 김이재의 中京誌 99
2. 규범적 형상으로의 재편 김택영의 崧陽耆舊傳 103
Ⅴ. 황진이 기억의 후대적 변환 양상 113
1. 근대계몽기: 국민 만들기 속 황진이 동원 113
2. 1920년대: 시조부흥운동과 황진이의 위상 변화 119
Ⅵ. 황진이라는 현상의 문화사적 의미 123
Ⅶ. 결론 125
참고문헌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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