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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의 개항기 서술 분석 : -세계사와의 연계학습과 관련하여-

초록/요약

역사 교과서는 역사를 배우기 위한 다양한 교재 중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교과서는 역사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역사 교과서를 분석하는 일은 학습자들에게 역사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바람직한 역사관을 함양시켜 주기 위한 선행과정이므로 의미있는 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논문은 2011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배우게 될 『한국사』교과서의 특징과 개항기 부분의 서술내용을 세계사와의 연계와 관련하여 분석해 보았다. 개항기는 기존의 중화질서의 국제관계에서 벗어나 서구 열강과 본격적으로 관계를 맺기 시작한 시기이고 서구 열강의 침투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세계 자본주의체제 속에 노력하는 오늘의 현실과 많은 점에서 닮아있다. 그리고 열강의 침투에 개화와 척사의 입장으로 나뉘어져 갈등했던 것은 보수와 진보의 첨예한 대립으로 사회 갈등이 나타나는 현재의 모습과 유사한 점이 많다. 그러므로 세계사의 흐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조선의 개항기에 대한 세계사적 관점에서의 고찰은 필요하다. 먼저『한국사』교과서는 교육과정의 ‘대강화’ 원칙과 세계사 비중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교과서의 최저 필수 요소를 중심으로 내용 요소를 정선함으로써 교과서 저작의 재량권이 강화되어 교과서 마다 집필자의 다양한 해석에 따라 특색 있는 교과서가 만들어 졌다. 또, 세계사 비중의 강화는 지나친 민족사 중심의 한국사 교과서에서 벗어나 세계사의 맥락속에서 한국사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려는 시도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한국사』교과서에서 세계사의 내용이 비중있게 차지하여 대단원마다 한 개의 중단원에 세계사의 내용을 서술하였다. 단원구성 또한 ‘대강화’ 원칙에 의거 집필진의 의도에 따라 대단원 아래 다양하게 단원을 구성하여 교과서마다 차별성을 보였고, 세계사와 한국사를 유기적으로 단원을 구성하기 위해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교과서가 첫 중단원에 세계사를 배치하고 다음 단원에서 한국사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단원을 구성하였다. 한 종의 교과서만 같은 중단원에서 세계사와 한국사를 융합하여 서술하고 있다. 세계사와의 연계라는 관점에서 『한국사』교과서의 서술을 분석해 보면 ‘개항과 불평등 조약’ 부분에서는 서구 열강의 침투와 동아시아의 개항과 관련해 동아시아 인접국의 개방 과정을 비교․검토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일본의 근대화 서술에서 부국강병과 대외팽창 시도가 조선의 근대화와 함께 서술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였다. 또한 이 시기와 관련한 학계의 연구가 세계 자본주의 차원 수준에서 고려되고 있다는 점을 비추어 본다면 강화도 조약의 불평등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서구 자본주의 차원의 상황도 함께 설명해 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개항 정책에 대한 서술’과 관련해서는 개화파의 형성과 분화 등 대체적으로 평이한 서술을 하였지만 온건 개화파와 급진개화파의 대립만을 강조하여 이들의 사상이나 인접국과의 교류 과정을 세계사와 관련지어 서술하지 못했다. ‘갑신정변’에 대한 서술에서도 사건의 배경, 전개, 결과, 영향에만 초점을 맞추어 단편적인 사건 파악으로 이해 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갑신정변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근대 개혁을 위한 한‧중‧일의 노력을 서술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본문의 서술 내용을 바탕으로 심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탐구활동과 역사의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하는 학습자료들은 읽는 교과서에서 활동하는 교과서로 발전된 교과서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각 출판사는 본문의 심화학습 목적으로 탐구활동을 다양하게 배치하여 역사적 탐구력을 향상시키려 하였지만 『한국사』교과서의 탐구활동은 자료의 제시, 질문의 형태 등에서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사료를 중점적으로 탐구활동을 구성하여 다양한 학습자료를 제시하지 못하였고, 빈칸 채우기 등의 단순사실의 확인은 고차원적이고 다양한 관점에서 역사적 사실을 탐구할 수 없었다. 또한 세계사적 안목에서 봐야 할 사건들을 한국사 측면에서만 다룬 경우는 세계사 흐름 속에 한국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본 연구 결과 『한국사』교과서의 교육 목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가 개선되어야 한다. 첫째, 세계사 측면에서 한국사를 바라본다는 한국사 교과서의 교육 목표가 실현되도록 서술되어야 한다. 개항기는 제국주의라는 19세기의 상황을 반영하여 한국사를 열강들과의 관계만이 아닌 동남아시아의 상황을 보완하여 조선의 개항기를 객관적 입장에서 평가할 수 있게 총체적인 세계사 흐름에 한국사가 서술되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학계의 연구 성과를 반영한 다양한 관점에서 균형 있게 서술되어야 한다. 교육과정의 ‘대강화’ 원리로 집필진들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날 수 있게 되면서 특정한 연구 성과만을 반영할 수 있는 문제는 더욱 높아졌다. 이를 지양하기 위해 역사적 사건을 서술함에 있어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세계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종합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주장을 통해 서술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세계사의 흐름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탐구활동과 학습자료들을 개발해야 한다. 한정된 본문 서술의 양으로 세계사의 내용을 모두 싣는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사의 흐름과 내용을 탐구활동과 학습자료를 이용한다면 보다 풍부하고 거시적인 한국사 교과서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점들이 개선된다면 『한국사』교과서가 한국사 안에서 틀에 박힌 인식이 아닌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거시적이고 총체적인 역사 인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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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머리말 1
Ⅱ. 한국사 교과서의 특징과 단원 구성 9
Ⅲ. 개항과 불평등 조약 체결에 대한 서술 검토 24
Ⅳ. 개화 정책에 대한 서술 검토 37
Ⅴ. 갑신정변에 대한 서술 검토 54
Ⅵ. 맺음말 62
참고문헌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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