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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기 시의 공간 인식 : -허무의식을 중심으로-

초록/요약

본고는 이형기의 시에 나타난 공간인식과 그 변모 과정을 살펴보는데 목적이 있다. 이형기 시의 공간인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시의 의미를 분명히 규명할 수 있고 시세계도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형기 시에 대한 선행 연구는 대부분 초기시와 후기시로 양분되어 왔다. 그러나 본고에서는 어느 한 시기에 한정 짓지 않고 8권의 시집과 시선집을 대상으로 분석한다. 이형기의 시세계는 창작 시기에 따라 큰 변모 양상을 보였다. 초기의 시적 자아는 주로 자연의 이미지를 빌어 표출되고 있다. 초기의 서정성을 벗어나며『꿈꾸는 旱魃』에서부터 이형기의 시는 크게 변모한다. 세계와의 화해를 거부하고 자아와 세계의 부조화를 형상화한다. 과학문명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생태계의 파괴에 강한 반발과 함께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이루어진다. 문명에 의해 황폐화된 자연의 모습을 역설과 반어, 그리고 풍자의 기법을 통해 고발한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자연 본래의 모습인 원시적 삶의 순수성과 건강한 생명력으로의 복원이다. 본고에서 상고한 내용을 대략적으로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형기의 시에서는 허무와 죽음의 주제가 지속되어 나타난다. 허무의식은 ‘비’나 ‘물’의 이미지를 통해 드러난다. 또한 죽음의식은 ‘몸’의 이미지를 통해 표출된다. 현실을 부정하고 파괴하며 갈등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것에서 허무는 시작된다. 그의 허무는 현실도피적 허무가 아니라 이미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태생적 허무로 볼 수 있다. 이형기의 죽음의식은 인식론적 탐구로써 그의 시에서 지속적인 관심이 되어 왔다. 그의 죽음의식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짓지 않고 일체화를 이루는 것을 지향한다. 이러한 합일 지향은 시간을 무화시켜 존재의 영원성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이형기에 있어 공간인식은 부정적인 자아의 원초적 생명회복에 있다. 그에게 있어 현실은 모순과 혼란의 공간이지만, 시적 주체의 상상력을 통해 초월적 세계를 지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형기의 서정주의는 동양적 서정주의에서 출발한 것으로, 자아와 세계가 잘 조화된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이형기는 내적 성숙을 통한 세계와의 합일을 지향한다. 한편 이형기의 후기시에서는 인간의 사회성, 도덕성 파괴로 인해 생명경시와 비인간화가 이루어진다. 그는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문명비판과 물신주의 비판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셋째, 현실세계와의 불화양상으로 갈등을 보이던 이형기는 내면세계로 침잠한다. 그는 현대적 삶의 세계를 부정하고 비판하며, 세계의 덧없음, 가변성, 공허함의 시각으로 시세계를 전개한다. 그러나 ‘소멸’에 대한 꾸준한 관심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다. 이를 영원한 생명력으로 전환시키는 분기점으로 의미화한다. 끊임없는 사물의 존재적 의미를 탐구하는 가운데 죽음 또한 삶의 한계를 넘어서 영원의 세계로 향하는 초월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시적 자아는 우주 속의 참다운 자아를 발견하고 삶과 죽음의 연장선상에서 사물을 바라본다. 본고는 이형기 시의 공간인식에 중심을 두고 시의식의 지향성과 변모양상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기존의 연구들이 지닌 미비한 부분을 다소나마 보완하는 데 의미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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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서 론

1. 연구목적 1
2. 연구사 검토 및 연구방법 2

Ⅱ. 공간의 시학적 특성 8

1. ‘물’의 공간 상징 9
2. ‘몸’의 공간 상징 21

Ⅲ. 공간의 시적 변용 33

1. 자연에의 감응 33
2. 공간의 도시적 변용 47

Ⅳ. 존재 탐구로서의 공간 65

1. 소통 부재와 단절 66
2. 무욕과 초월 73

Ⅴ. 결론 83


<참고문헌>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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