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to meson) 개념과 성품적 덕(hē ēthike aretē)에 관한 고찰 : 『니코마코스 윤리학』3, 4권의 개별적인 성품적 덕들을 중심으로

[Aristotle's Doctrine of the Mean and Character-related Virtue : Some particular character-related virtues in Nicomachean Ethics 3, 4]

  • 강승혜 (KANG, Seunghea, 교육대학원 도덕.윤리교육전공)

초록/요약

최근 도덕철학 내에서 덕 윤리학은 다양한 논쟁들을 야기했다. 우선, 덕 윤리학에 의해 시행된 비판은 칸트, 공리주의 진영에 영향을 미쳐 그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로서 여러 가지 덕 윤리적 경향들을 낳았다. 다음으로 도덕교육에 있어서는 기존의 인지주의적 도덕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덕 윤리학을 도덕교육에 적용하는, 이른바 덕교육적 시도를 낳았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덕 윤리,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개념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불충분하다. 왜냐하면 덕 윤리학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면 주로 아리스토텔레스적 덕에 대한 논의는 이미 충분하다는 전제 하에 항상 그 본질에 집중하기보다 그것의 도덕교육적 적용이나 동양, 기타 윤리사상과의 비교 연구에 대해서 많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다시 그 출발점으로 되돌아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를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또한 도덕교육론에 풍부한 사상적 배경을 제공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도덕적 행위를 위해 실천적 지혜의 필요성과 함께 성품적 탁월성(hē ēthike aretē)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진술은 여전히 좀 더 정교화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작게는 중용에 대한 고찰을 통해 위의 진술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개별적인 성품적 탁월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적 덕의 본질에 접근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먼저, 아리스토텔레스의 성품적 탁월성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성품적 탁월성은 영혼의 욕구적인 부분의 탁월성으로 우선, 그것은 지성적 탁월성이 교육이나 가르침에 의해서 생기는 것과는 달리 우리에게 있어 습관에 의해 형성된다. 이때 습관은 단순반복적인 행위가 아니라 선택과 중용에 의해 귀납적 논의를 포함하는 합리적 요소를 지닌 것으로서 반성적 사고를 가지고 옳은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성품적 탁월성은 행위를 함으로써만 생긴다. 우리는 정의로운 행위를 함으로써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정직한 행위를 함으로써 정직한 사람이 된다. 마지막으로 성품적 탁월성은 쾌락과 고통에 관여하는 것으로 감정과 관계한다. 감정 자체는 성품적 탁월성이 아니지만 감정은 필연적으로 추구함과 회피함이라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므로 감정은 성품적 탁월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며 이에 따라 우리는 감정에도 중용이 있다고 주장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이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성품적 탁월성을 중용을 선택하는 상태로 정의한다. 이 때 중용은 성품적 탁월성에 대한 보편적이고 형식적인 논의를 제공한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을 단지 올바른 이성, 즉 실천적 지혜가 규정하는 바에 따르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이외에 다른 추가적인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본고에서는 양적 중용 개념과 목적론적 중용 개념을 제시하였다. 양적 중용 개념에 따라 중용은 어떤 특수한 상황에서 늘 달라질 수 있는 행위의 모든 차원에 있어서 우리에게 과도함과 부족함의 중간인 적당한 양을 지향하는 성향이다. 목적론적 중용 개념에 따라 중용은 실천적 이성이 규정하는 것 이상을 넘어서서 행위 자체의 고귀함(kalon)을 추구하는 성향이다. 이러한 중용에 대한 형식적 논의는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성품적 탁월성이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하나의 기준을 제공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성품적 탁월성을 어떤 전통의 일부로만 다루려는 관점을 거부할 수 있다. 이어서 우리는 중용에 따라 아리스토텔레스가 예시로 들고 있는 고대 그리스적 전통에서 받아들여졌던 성품적 탁월성들을 통해 성품적 탁월성이 중용을 선택하는 상태라는 것을 더욱 확신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논의를 받아들여 용기, 절제라는 개별적인 성품적 탁월성으로부터 여러 중용으로서의 성품적 탁월성을 논의한다. 이어서 그는 플라톤의 논의에서는 볼 수 없는 외적 좋음과 사회적 영역과 관련한 다양한 개별적인 성품적 탁월성을 논의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어떤 귀족적인 인간의 전형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의도한 바와 거리가 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개별적인 성품적 탁월성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중용이다. 중용은 우리에게 언뜻 세속적으로 생각되는 가치들을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떻게 성품적 탁월성으로 승화시키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외적 좋음을 결코 멀리하지 않았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현실을 외면한 채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인, 외적 좋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덕만을 추구한다면 공동체의 기반이 되는 공동의 것들(to koinon), 다시 말해서 공동체 전체를 위한 것들은 누가 책임질 수 있단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그는 외적 좋음을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그것을 마땅하고 고귀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은 시민 이자 고귀한 인간이 되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성품적 탁월성을 지닌 사람은 금욕주의자처럼 고루하고 꽉 막힌, 홀로 외롭게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덕을 추구하는 종류의 인물이 아니다. 그는 고도로 세련된 덕인으로 세속적 가치들을 올바르고 고귀하게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에 따라 그는 외적 좋음과 사회적 삶의 영역에 대한 다양한 개별적인 성품적 탁월성을 논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 그가 의도한 중용으로서의 성품적 탁월성이 실질적으로 어떠한 내용을 지닐 수 있는가를 파악하여 성품적 탁월성의 본질에 이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도덕성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더 나아가 칸트와 같이 마치 저 하늘 위의 별처럼 이 세상 어디에도 없고, 그 누군가가 지닌 것도 아니며,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단지 지향하는 것으로서만 의의를 지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어떤 행위가 중용과 일치하는 고귀하고 마땅한 행위인지 고민하고, 지향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것은 그 상황에서 가장 알맞고도 아름다운 행위가 된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를 지향하는 행위자 자체를 덕인으로 만들어준다. 이 때 우리는 비로소 그들의 고귀한 행위가 어떤 행위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우리의 논의는 이제 우리가 서 있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필요로 하는 성품적 탁월성들을 우리의 전통에 비추어 찾아보고 그것을 중용의 형식적 요건에 의해 고찰한 후 그 실천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more

목차

Ⅰ. 서론 = 1
1. 연구목적 = 1
2. 연구방법 = 4
Ⅱ. 성품적 덕(h□ □thike aret□)의 형식적 논의 = 7
1. 성품적 덕의 생성과 정의 = 7
1) 성품적 덕의 생성 = 7
2) 성품적 덕의 정의 : 유와 종차 = 29
2. 중용(mesot□s)의 재해석 = 39
1) 양적 중용 개념 = 39
2) 목적론적 중용 개념 = 50
Ⅲ. 성품적 덕(h□ □thike aret□)의 실질적 논의 = 62
1. 개별적인 성품적 덕의 종류와 분류 = 62
1) 개별적인 성품적 덕의 종류 = 62
2) 개별적인 성품적 덕의 분류 = 65
2. 감정(pathos)에 관련한 성품적 덕 = 69
1) 용기(andreia) = 69
2) 절제(s□phrosyn□) = 76
3) 온화(praot□s) = 82
4) 덕이 아닌 감정들 : 염치(aid□s), 공정한 분노(nemesis) = 84
3. 외적 좋음(ektos agathon)에 관련한 성품적 덕 = 86
1) 재물에 관련한 성품적 덕 = 86
2) 명예에 관련한 성품적 덕 = 91
3) 사회적 삶에 관련한 성품적 덕 = 97
Ⅳ. 결론 = 104
참고문헌 = 110

more
반출 Meta View 목록